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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사전

제목

재미있는 과학// 차 대신 도로타고 이동-----> 자동차는 비행기로 변신한대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2.15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44
내용
/그래픽=유재일
날씨가 추워지면 아침에 출근하기가 싫을 때가 있죠. SF 영화에 나오는 순간 이동 장치처럼 집에서 곧바로 원하는 장소까지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런 건 아직 꿈같은 일이지만 이동 시간을 최대한 짧게 만드는 운송수단에 대한 연구·개발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요. 요즘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동 휠' '전동킥보드'도 이런 노력의 산물이죠. 이런 건 흔히 '퍼스널 모빌리티'라 부르는데 이 밖에도 미래형 이동수단이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가면서 분리·합체하는 자동차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모빌리티 스타트업 넥스트퓨처트랜스포테이션은 2.7m 길이 '모듈형 전기차'를 제안했어요. 모듈형이라는 말은 각각 전기차가 따로 운행할 수 있고, 여러 대가 합체해서 함께 움직일 수도 있다는 뜻이에요. 각 모듈 전기차는 다 무인 자율주행으로 움직이는데요, 이 회사는 2018년 2월 UAE 두바이에서 완성 차량을 공개했습니다. 전기차는 시속 20㎞로 움직여요. 모듈 한 대에는 6~10명 정도 타고요. 서로 다른 곳으로 가다 방향이 같아지면 각 모듈이 합쳐지기도 합니다. 모듈 차에서 고리가 나와 서로 연결한 뒤 다시 모듈 밑으로 들어가죠. 도중에 방향이 달라지면 따로 떨어져도 갑니다. 합체 상태일 때는 지하철처럼 모듈 사이 문이 열려 승객이 오갈 수 있어요. 승객들은 차에서 내려 환승할 필요 없이 원하는 곳으로 가는 모듈 차량으로 옮겨가면 돼요.

이런 대중교통 체계는 '모듈화된 개인 고속 대중교통'이라고 불러요. 한 대만 움직일 때는 택시, 두세 대가 합체하면 승합차, 여러 대가 붙으면 버스가 된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목적지가 같을 때 서로 붙어서 다니면 도로 위 자동차 수를 줄여 교통 혼잡을 막을 수 있어요. 승객을 집 앞에서 태워 원하는 목적지까지 데려다 줄 수 있어 정류장도 필요 없게 되죠.

자동차도 됐다가 비행기도 됐다가

평소 도로를 달리다가 필요하면 비행기로 변신해 하늘을 날아가는 이동수단도 있어요. 개인용 비행기(PAV·Personal Air Vehicle)로 부르는데요, 최근 전 세계 여러 기업이 전기로 움직이며,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고, 자율주행이 가능한 개인용 비행기를 개발하고 있어요. 영국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 중인 비행기 VX4는 승객을 4명까지 태울 수 있고, 시속 160㎞로 날 수 있다고 해요. 헬리콥터에 가깝고 15m 길이 동체 날개 위에 프로펠러 12개가 달려 있습니다. 2024년 안에 첫 비행에 나서는 게 목표라고 해요. 우리나라에서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비슷한 개념 '스마트 무인기'를 연구하고 있어요.

아직은 자동차에서 비행기로 자유롭게 변신하기는 어려워요. 도로를 달릴 때는 날개를 작게 접었다가 비행할 때는 펴야 하는데, 안정적으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날개를 만드는 기술이 필요하거든요. 엔진 하나로 땅과 하늘 양쪽에서 움직일 수 있어야 하고요. 게다가 아무리 작은 비행기라고 해도 사고가 나 땅에 떨어지면 자동차 사고보다 피해가 더 클 수 있어 완벽한 안전성을 갖춰야 하는 것도 과제예요.

많은 SF에 등장했던 1인용 비행 장치도 나올 수 있을지 몰라요. 간단하게 말하면 좀 큰 드론에 사람을 1명만 태우는 셈인데, 실제 혼자 타는 1인용 자율주행 헬리콥터는 개발 중입니다.

아예 도로가 움직이면 어떨까

이런 미래 이동수단은 아직 상용화 단계가 아니에요. 상용화가 되려면 더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과 교통제어시스템 등이 갖춰져야 해요. 그런데 사람들은 상상 속에서 더 획기적인 이동수단도 찾아냈어요.

이를테면 미국 SF 작가 로버트 하인라인은 1940년 '도로는 굴러가야만 한다'라는 소설을 발표했는데, 여기서 하인라인은 사람들이 움직이는 도로를 타고 원하는 곳으로 가는 모습을 상상했어요. 오늘날 공항이나 쇼핑몰에서 볼 수 있는 '무빙워크'가 모든 길거리에 깔려 있다고 생각하면 돼요. 움직이는 도로가 사방에 깔려 있으니 자동차나 기차와 같은 교통수단도 필요 없죠. 소설 속에 나오는 움직이는 도로는 속도가 서로 다른데, 가장 빠른 건 시속 150㎞나 된다고 나와요. 처음부터 빠른 도로에 탈 수는 없으니 처음에는 느린 도로에 올라탄 뒤 빠른 도로로 옮겨타야 해요. 내릴 때는 반대로 내려오고요. 이런 식으로 도로를 계속 갈아타면서 목적지까지 가는 거죠. 지금 현실에 존재하는 무빙워크는 시속 4.5㎞에 길어야 800m밖에 안 되니 아직 소설과 현실에는 상당한 격차가 있죠.

미국 SF 작가 닐 스티븐슨은 '다이아몬드 시대'(1995)에서 휴대할 수 있는 1인용 로봇 말을 상상했어요. 이 로봇 말은 접어서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필요할 때 펼쳐서 타고 다닐 수 있어요. 다리가 달린 로봇은 바퀴 달린 자동차보다 더 다양한 지형에서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울퉁불퉁한 산에서도 잘 다닐 수 있거든요.

로봇 기술로 유명한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005년 네 발 로봇 '빅 독'(Big Dog)을 개발했어요. 이 로봇은 기존 자동차가 다닐 수 없는 지형에서 짐을 나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거예요. 길이 91㎝ 높이 76㎝ 무게 110㎏로 접을 정도는 안 되지만 그래도 상당히 비슷하다고 볼 수 있죠.

에너지 효율성이 중요할 것

앞으로 어떤 이동수단이 등장하든 에너지 효율성이 중요할 거예요. 심해지는 기후 변화를 막으려면 에너지를 최대한 적게 써야 하기 때문이죠. '모듈화된 개인 고속 대중교통' 역시 누구나 자기 차를 갖는 게 에너지 낭비라고 본 시각에서 나온 겁니다. 지금은 전기를 이용하는 게 대세지만, 전기를 만들고 전송하는 데도 온실가스가 나와요. 도중에 낭비되는 전기도 많고요. 앞으로는 뭔가 새로운 기술이 나와 최대한 적은 에너지로 전기를 대량 뽑아낼 수 있을지 몰라요.
고호관 과학칼럼니스트 기획·구성=조유미 기자
발췌 조선일보 2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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