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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산책] 휴대전화 번호는 왜 네 자리 수가 많을까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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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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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수학 산책] 휴대전화 번호는 왜 네 자리 수가 많을까요?
우리나라의 휴대전화 번호는 네 자리 숫자가 두 번 조합된 형태예요. 미국·캐나다·중국 등 주요 다른 나라의 전화번호 뒷자리 수도 네 자리고요. 왜 하필 네 자리 숫자로 만들까요? 이를 설명하는 흥미로운 수학적 가설이 있답니다.

바로 인간의 '수 감각' 때문이라는 건데요. 일반적으로 우리가 한 번 보고 인식할 수 있는 숫자의 개수가 4개까지라는 거예요. 현대인의 뇌는 숫자를 볼 때는 물론 물건의 개수를 인지할 때에도 통상 4개까지만 한 번에 인식해요. 5부터는 뇌가 2와 3을 조합해서 인지하기 시작하죠. 숫자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한참 전 과거에는 인지할 수 있는 수가 더 적었대요. 이 때문에 수의 개념을 익히지 않은 자연 상태에서의 인간은 셀 수 있는 수가 많지 않았고 수를 표현하는 언어도 많지 않았다고 해요.

프랑스의 수학사학자 조르주 이프라는 저서 '숫자의 탄생'에서 자연 상태에서 인간의 수 감각이 뛰어나지 않다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연구 결과 하나를 제시했어요. 문명과 접촉하지 않고 사는 아프리카 피그미족과 줄루족 등 각종 원시 부족을 연구한 결과, 이들은 '하나' '둘'이라는 언어만 가지고 수를 표현했대요. 셋 이상의 수는 모두 '많다'고 표현하거나, 두 언어의 조합만으로 만들었다는 거예요. 예컨대 오스트레일리아의 파푸아 원주민은 1을 '우라펀(Urapun)', 2를 '오코사(Okosa)'라고 하고 나머지는 이 두 가지만 이용해서 표현해요. 즉, 3은 '오코사 우라펀', 4는 '오코사 오코사'로 표현하죠. 셋 이상의 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니 언어도 없었고, 굳이 셋 이상의 수를 말해야 할 때에도 두 개씩 묶어서 표현한 거예요. 흥미로운 추측도 있어요. 예컨대 나무를 뜻하는 한자 '木(나무 목)'을 2개 붙이면 숲을 뜻하는 '林(수풀 림)'이 되고, 3개를 붙이면 나무가 빽빽하게 있다는 뜻의 '森(빽빽할 삼)'이 돼요. 이로부터 나무가 우거진 수풀을 뜻하는 '삼림(森林)'이라는 말이 생겼는데, 수학계의 일부 학자는 만약 인간의 수 감각이 더 뛰어났다면 '木'을 4개 또는 5개 그린 한자로 삼림을 표현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해요.
이광연 한서대 수학과 교수

22.3.3.조선일보 신문은 선생님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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