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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야 잘 크는 "김"선생, 따뜻한 겨울나기 힘겹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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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온이 계속해서 따뜻해지면 추운 계절에 나는 김은 한국에서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지구온난화가 우리 대표 먹거리이자 뛰어난 수출 실적으로 '바다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김 생산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김은 해조류 가운데서도 낮은 수온에서 자라 겨울철에 주로 생산하는데, 기온이 점차 올라가면서 김 성장이 저해받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난히 더웠던 올 11월 이상고온 현상으로 갯병을 비롯해 해조류 질병마저 퍼져 김을 양식하는 어민들이 수확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11월부터 수온이 떨어지지 않아 김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수온 정체 현상으로 갯병과 같은 김 질병까지 발생한 상황이다. 한국김생산어민연합회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이번 이상기후로 힘들어하고 있다"며 "특히 갯병이 발생해서 피해가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13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12월 김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20만속(1속은 김 100장)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 생산시설이 지난해 대비 3%가량 늘었고 일찍 수확해 이상고온 현상 영향을 안 받은 잇바디돌김 품종 작황이 좋아 올해 10월 생산량이 작년보다 3.5배가량 뛸 정도로 예년보다 증가 요인이 많았음에도 이상기후 탓에 전년 대비 전체 김 생산량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는 "12월 전망치를 평년처럼 보수적으로 예측했는데도 작년보다 감소하는 것으로 나왔다"며 "갯병과 황백화 피해가 이어지면 실제 생산량은 더 줄어들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5년을 살펴봐도 평균 기온이 오르면서 김 생산량이 감소하는 추세다. 더구나 김 생산시설은 매년 늘고 있어 생산량 감소세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월 전국 평균 기온은 2017년 6.5도였으나 2018년에는 7.7도로 올랐고 2020년 8.5도를 거쳐 2022년 들어 9.6도까지 상승했다. 반면 해양수산개발원이 조사한 김 생산량은 2018년 1억6957만속에서 2020년 1억4476만속으로 15% 줄어들었다. 올해 11월까지 집계한 생산량은 1억3107만속이다. 또한 김을 양식하는 생산시설은 2018년 105만4000책(김발을 고정하는 구조물 단위)에서 2022년 115만2000책으로 10%가량 증가했다.

지구온난화가 이빨을 드러내자 연구기관들은 김을 지키기 위해 속속 신품종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날 국립수산과학원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고온 내성 김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찬송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종자육종연구소 박사는 "고수온에 강한 품종을 만들기 위해 안산에서 채취한 김을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도 지난달부터 해수면 온도 상승에도 성장이 양호한 김 종자를 개발하기 위해 시험연구에 착수했다.

기후변화는 김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과일의 산지도 뒤바꿀 전망이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2030년대 내륙지방에서는 사과 재배 적지가 대부분 사라지고 2050년대에 들어서면 강원도 일부 산지에서만 사과를 키울 수 있다고 예측했다. 반면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 자라는 단감과 감귤의 재배 적지는 점차 넓어진다.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는 현재 국토의 9%에서만 재배가 가능한 단감이 2050년대부터 중부 내륙 전역에서 기를 수 있게 되고 대부분 제주에서 나는 감귤은 2050년대에는 강원도 해안지역에서도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민승기 포스텍 환경공학부 교수는 "6월과 11월의 이례적인 고온도 그렇고 평소에 경험하지 못했던 이상기후 현상이 최근에 연달아 나타나고 있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정석 기자]매경 2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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