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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사전

제목

가을 태풍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10.18
첨부파일0
추천수
2
조회수
1179
내용


그래픽=안병현

9·10월 한반도에 이례적 태풍 3개··· 바닷물 따뜻해진 탓



올 가을 해수 온도 평년보다 1도 높아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강해져

가을까지 한반도에 머물며 영향 끼쳐


북태평양 고기압 경계 따라오는 태풍

올가을에 유달리 많이 왔어요


올해 한반도는 1951년 태풍 관측 이래 가장 많은 7개 태풍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특히 9월과 10월 초까지 태풍 3개(링링, 타파, 미탁)가 한반도를 강타했어요.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생긴 태풍은 모두 19개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생긴 태풍은 25개였고, 2017년에는 20개였어요.

올해 태풍은 결코 많은 편이 아니었는데 가을에만 태풍이 3개가 

찾아오면서 영향을 준 태풍은 유독 많았죠.

기상청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가을에도  

계속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어요. 이게 무슨 뜻일까요?


▷태풍은 '열대성 저기압'


태풍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기압' 부터 설명할게요. 기압은 공기의 압력을 말해요.

우리 주변을 둘러싼 공기, 즉 대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기체 분자들이 들어 있어요.

그렇게 때문에 대기도 무게와 압력을 갖고 있지요.

하지만 지구에 태어나 사는 우리는 이 압력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무거운 무언가가 우리 몸을 내리누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지요.

보통 우리가 생활하며 겪는 공기의 압력(대기압)은 1기압(1013.25hPa)입니다.

그런데 대기가 항상 1기압을 유지하지는 않아요.

공기가 많이 몰린 곳은 주변보다 기압이 높아지고(고기압) 상대적으로 공기의 밀도가 낮은 곳은

주변보다 기압이 낮아집니다(저기압). 공기는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가기 때문에 바람은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불죠.


고기압에서는 공기가 아래로 내려가는 '하강기류' 가, 저기압은 반대로 공기가 위로 뜨는 '상승기류' 가 생깁니다.

상승기류가 있으면 적란운처럼 비나 뇌우를 내리는 구름이 만들어지기 쉽지만,

하강기류가 있으면 구름이 잘 생기지 않아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지요.

구름과 비를 몰고 다니는 태풍은 열대 바다에서 생겨나는 '열대성 저기압' 입니다.


▶북태평양 고기압 경계 따라 올라오는 태풍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대부분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올라옵니다.

태풍이 아무리 크고 강하다고 해도 북태평양 고기압 같은 커다란 고기압보다는 힘이 약합니다.

그래서 고기압을 뚫고 들어가지 못한 채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게 되지요.

우리나라로 오는 태풍은 대륙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에 난 길을 따라 북상합니다.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가 한반도에 머무르는 7~8월에는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태풍이 발생하기 쉽고,

8월말부터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가 일본 열도 동쪽으로 물러나기 시작하면서는 태풍이 주로 일본 열도로 향하죠.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달랐어요.

9월이면 한반도를 벗어나 일본 동쪽으로 세력이 줄어들어야 할 북태평양 고기압이 끈질기게 버티고 있었어요.

10월 초까지도 한반도 남쪽까지밖에 물러나지 않아 미탁이 남부 지방을 강타했고요.

마침내 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왔을 때야 일본 쪽으로 물러났죠.

그래서 하기비스는 일본 열도로 향했고요.


◇ 따뜻한 바닷물로 강해진 북태평양 고기압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오래도록 한반도까지 세력을 펼쳤던 이유로 바닷물 온도를 꼽고 있어요.

링링부터 미탁까지 가을 태풍 3개가 한반도를 거쳐 갔을 때 북태평양 고기압이

머무르는 지역의 수온이 평소보다 1도 정도 높았어요.

북태평양 고기압은 고온 다습하기 때문에 바다가 따뜻하면 세력이 강해져요.

이로 인해 북태평양 고기압이 규모를 유지하면서 한반도로 태풍이 올 길을 계속 터 줬어요.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온 상승이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어요.


지난해 한여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서 버티고 있었어요.

사람들은 '태풍이 더위를 몰아내줄 것' 이라며 태풍이 오길 바랐지만,

두 고기압 때문에 태풍 여러 개가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중국으로 빠져 버렸어요.


[여름 더위 만드는 북태평양 고기압··· 뜨거운 적도 공기가 상승해 생기죠]


북태평양 고기압은 지구의 대기 흐름에 따라 생겨납니다.

지구 대기는 위도 30도마다 상승과 하강을 반복해요.

적도에서 뜨거운 열을 받고 공기 중으로 떠오른 공기 덩어리는

북쪽으로 올라가다가 위도 30도 부근에서 밑으로 내려가요.

이 공기가 땅 위에 모이면 주변보다 공기 분자 수가 많아져서 고기압이 만들어지지요.

대기가 하강하는 위도 30도 부근과 위도 90도 부근에는 고압대가 형성되고,

대기가 상승하는 적도 지방과 위도 60도 부근에는 저압대가 생기는 것이죠.

한여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북태평양 고기압은

이런 지구적 '대기 대순환' 으로 만들어지는 고기압이랍니다.


반면 겨울에 한반도에 찬 바람을 불게 하는 시베리아 고기압은 차가운 지표면 때문에 생겨납니다.

겨우내 꽁꽁 얼어붙은 시베리아 같은 고위도 지역은 낮에 태양 빛을 받는 시간도 짧아요.

간신히 지표면에 모인 열들도 한밤중의 차갑고 맑은 대기 속으로 뺏기기 일쑤지요.

지표면의 기온이 더욱 떨어져서 땅 주변의 대기가 싸늘하게 식으면서

공기 분자가 차곡차곡 모이게 돼요.

결국 밀도가 높아진 공기 덩어리는 고기압을 만들게 된답니다.

이 공기 덩어리, 즉 시베리아 고기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겨울철 한반도를 꽁꽁 얼리지요.



-조선일보 신문은 선생님

김은영·과학칼럼니스트

기획·구성=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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