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
1999년 모교 통번역대학원 교수로 임용된 후
20여 년 동안 제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통역을 잘하고 싶으면 종이 신문을 구독하라"는 것이다.
"아침에 종이 신문을 읽지 않으면 학교에 오지 말라"는 말까지 한다.
파리 통역대학원 유학 시절, 교수들이 "우선 원문을 이해해야 통역을 할 수 있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얘기했을 때 처음에는 그 의미를 깨닫지 못했다.
통역대학원에 입학한 20대 중반은 아직 세상 돌아가는 것을 잘 모를 때다.
하지만 젊은 통역사들이 상대하는 사람은 각 분야에서 수십 년 활동한 국내외 전문가들이다.
어떤 언어를 통역하든 그들과의 지식 격차를 가장 빨리 메우는 방법은 종이 신문 읽기라는 것을 점점 확신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신문 구독률은 6.4%에 그치고 있다.
'집에서 종이 신문을 정기 구독하고 있느냐'는 문항에 대한 응답률이다.
신문 구독률은 2000년대 네이버 등 포털의 '공짜 뉴스'가 등장하고,
2009년 스마트폰이 본격 등장한 이후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더구나 현 대학원생은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2030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아닌가.
나는 그들에게 인터넷으로 보는 뉴스와 종이 신문 뉴스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한다.
인터넷에서는 본인이 보고 싶은 뉴스만 보지만, 종이 신문은 좋든 싫든 통역할 때 필요한 세상일을 깔끔하게 편집해 보여준다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는 데 가장 싸고 효율적인 방법은 종이 신문 읽기다.
모르는 내용은 들리지 않는다.
거의 모든 세상일을 해설해주는 신문이야말로 최고의 통역 참고서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만 손에 들고 있는 요즘 젊은이들이 종이 신문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조선일보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명예교수
곽 중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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