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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사전

제목

세상을 바꾼 물건 .....연 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1.26
첨부파일0
추천수
1
조회수
948
내용
6.25 이후 서민 연료로 자리잡아....일본서 들어온 '연꽃탄"이 기원




추운 겨울 연예인들이나 정치인들이 연탄 배달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을 뉴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도시에 사는 학생들은 실제로 보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아직 연탄으로 난방하는 집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실제로 연탄을 사용하는 집이 15만 가구에 달한다고 합니다. 보일러를 갖추지 못한 저소득층의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해주는 연탄은 언제부터 사용됐을까요?

연탄의 주재료는 석탄입니다. 석탄은 인류와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연료인데요. 서양에서는 기원전 그리스 시대에, 동양에서는 삼국지로 유명한 중국 삼국시대에 석탄과 관련한 기록이 남아있어요. 석탄은 발화점이 높아 불이 잘 붙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정용으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석탄보다는 나무나 숯이었는데요, 나무나 숯을 많이 사용하다 보면 산에 있는 나무가 남아나지 않겠죠? 그래서 19세기 말에 일본의 규슈 지방에서 주먹만 한 석탄에 구멍을 뚫어 불이 보다 잘 붙도록 사용했습니다. 이 모습이 연꽃 열매를 닮아 연꽃탄, 또는 연꽃 구멍탄으로 불렀는데 이것을 연탄의 기원으로 추정하고 있어요.
연꽃 열매와 연탄입니다(왼쪽부터). /위키피디아
 연꽃 열매와 연탄입니다(왼쪽부터). /위키피디아

1907년쯤 연탄은 우리에게 익숙한 형태로 발전하게 됩니다. 당시 일본 해군에서는 선박용 연료로 조개탄을 사용하고 있었어요. 석탄 가루를 점토 등과 섞으면 일정한 크기와 모양의 석탄 덩어리를 만들 수 있는데 이게 바로 조개탄입니다. 이 기술을 일본식 화로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연탄 제조기가 발명됐습니다. 석탄 가루를 점토와 혼합해 동그랗게 만들고, 중간에 구멍을 뚫었어요. 연탄을 때고 나면 붉은빛이 도는 하얀 연탄재가 남는데요. 이 연탄재가 바로 석탄 성분이 타고 남은 점토 성분이 주가 되는 물질이에요.

한국에 연탄이 보급된 때는 일제강점기입니다. 동그란 몸통에 구멍 9개가 뚫린 이른바 '구공탄'은 주로 산업용으로 사용되거나 일본인들이 집에서 사용했어요. 한국인에게 판매한 연탄은 평양광업소에서 제작된 것이었는데, 지금의 연탄과는 다르게 벽돌 모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직육면체에 2~3개의 구멍이 뚫린 형태였죠. 1932년의 신문에 실린 광고를 보면 동그란 연탄과 네모난 연탄이 함께 그려져 있죠. 당시 연탄은 서울이나 평양 등 대도시에서 볼 수 있는 상품이었고, 일반 서민용은 아니었습니다. 또한 주로 난방용 연료보다는 취사용 연료로 사용됐기 때문에 크기도 지금의 연탄보다 더 작았어요.

연탄은 해방 이후, 6·25 전쟁을 거치면서 서민들을 위한 연료로 자리 잡았습니다. 연료난으로 석탄을 구하기 어려웠지만, 항구 지역인 부산에서는 비교적 석탄을 구하기 쉬웠습니다. 당시 부산 사람들은 가정용 연탄 제조 틀을 이용해 석탄과 흙을 섞어 수제 연탄을 사용했어요. 이 모습이 전쟁 당시 부산으로 내려온 피란민들의 눈에 들어왔고, 전쟁 이후 본격적으로 광산과 철도 개발, 그리고 정부의 연료 전환 정책과 함께 연탄이 개량되면서 서민용 난방 연료로 자리 잡았답니다.

발췌 :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교사 (조선일보1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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