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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몸속에 '나침반' 기능 있어 태어난 곳 찾아간대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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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085
내용

* 동물들의 귀소본능

한국의 수족관에서 태어난 푸른바다거북이 인공위성 위치추적기를 달고 작년 9월 제주도 바다에 방류됐습니다. 

이 거북이 90일 동안 헤엄쳐 도착한 곳은 3847㎞ 떨어진 베트남 동쪽 해역. 야생의 푸른바다거북들이 대대로 번식하는 산란지입니다. 

이 거북은 들은 적도, 본 적도 없는 선조의 고향을 어떻게 찾아간 걸까요? 

어쩌다 우연히 도착한 걸까요, 아니면 본능적으로 그 장소를 찾아낸 걸까요?


 그래픽=유재일



연어, 두루미, 귀신고래의 놀라운 귀소본능


특정 장소 찾아가는 동물들의 능력
지구의 자기장을 활용해 방향 감지


동물이 특정 장소를 본능적으로 찾아가는 능력을 '귀소본능(歸巢本能)'이라고 해요. 

사람과 같은 포유동물인 고래부터, 새와 파충류, 물고기까지 다양한 동물이 놀라운 귀소본능을 갖고 있어요. 가장 친숙한 사례는 연어죠. 

강원도 남대천과 경상남도 낙동강 등지에서 태어난 뒤 미국 알래스카, 러시아 캄차카 사이에 있는 알류샨열도까지 나아가 살다가 번식 철이 되면 태어난 장소로 정확하게 돌아옵니다. 

우리나라 뱀장어는 연어와 반대로 강에서 살다가 필리핀 근처 마리아나 해구까지 가서 알을 낳고 다시 강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이 1991년 밝혀졌어요.

바다거북의 한 종류인 장수거북은 태평양에서 대서양까지 수만㎞를 헤엄쳐 이동하고, 붉은바다거북도 일본 남부에서 알을 낳은 뒤 북미 지역까지 이동합니다. 

바다거북이 알을 낳으러 자기가 태어난 해변으로 돌아오는 확률이 90% 가까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답니다. 

새의 귀소본능도 빼놓을 수 없어요. 

극제비갈매기는 북극권 툰드라 지대에서 태어나 자라지만 어른이 되면 남극까지 날아갔다 다시 고향으로 되돌아온답니다. 

왕복 거리는 자그마치 9만6000㎞라고 해요. 지구를 2바퀴 이상 도는 셈이죠. 

자연 세계에서 확인된 동물의 이동 거리 중 가장 길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겨울 철새인 두루미, 대형 바닷새 신천옹과 군함조도 먼 거리를 오가며 생활하다 새끼를 칠 때가 되면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지요.

포유류 가운데서는 울산 앞바다에 모습을 드러내는 귀신고래가 있습니다. 

여름철엔 사할린 연안에서 지내다 새끼를 낳을 때 맞춰 동해 연안을 따라 남하해 남중국해에서 출산한 뒤 다시 북상하지요. 

지리산 반달곰도 마찬가지입니다. 2002년 민가에 내려와 양봉 꿀통을 털고 말썽을 피운 곰을 생포한 적이 있어요. 

이 곰을 마취하고, 바깥 풍경을 볼 수 없게 수건으로 눈까지 가린 뒤 차에 태워 16㎞ 떨어진 외딴 장소에 풀어줬대요. 그런데 며칠 뒤 정확하게 같은 장소로 돌아와 다시 꿀을 털었대요.


'나침반 능력'을 갖고 있어요


동물의 귀소본능에 대해 수많은 학자가 연구를 해왔습니다. 

귀소본능의 작동 원리에 대한 다양한 가설이 있어요. 우선 많은 동물이 '지구의 자기장'을 활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나침반은 어떤 위치에서도 바늘로 북쪽과 남쪽을 표시해주지요. 

그처럼 동물들이 지구의 자기장을 감지해 방향을 잡는 나침반 기능을 갖고 있다는 것이죠.

여기에 동물별로 특화된 탐지 기능이 있어 특정 해변이나 해역, 동굴 등 세부적인 고향 길 찾기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가령 연어의 경우 부화 당시 강물의 냄새를 따라가며 물길을 거슬러 산란 장소로 향합니다. 

바다거북은 해류의 방향과 온도, 자신이 알에서 태어난 모래사장의 화학적 신호를 신체 기관으로 세밀하게 분석하면서 고향 가는 길을 재촉한다는 거죠. 

두루미 등 먼 거리를 날아가는 철새들은 밤에는 북극성과 별자리, 낮에는 태양의 위치를 길잡이로 삼으며 이동한다고 해요. 

과학자들은 "귀소본능은 동물별로 상황에 따라 복합적인 기능이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하고 있어요.


환경오염이 동물 행동에 영향 끼칠 수 있어


최근 환경 파괴와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이런 귀소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동물들의 삶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걱정도 있답니다. 

모래사장에서 부화한 뒤 바로 바닷가로 들어가야 하는 새끼 바다거북들이 방향 감각을 잃고 육지를 맴돌다 뜨거운 태양에 말라 죽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어요. 

인간이 만든 내분기계 교란 화학물질(환경호르몬)에 노출돼 방향 감각을 잃어버렸을 수 있다고 합니다. 

바다거북은 해파리류를 먹어 치워 해파리가 너무 많아지는 걸 막아주는데 이런 식으로 동물들 삶이 혼란에 빠지면 지구 생태계 전체가 영향받을 수밖에 없어요.


-조선일보
정지섭 기자


[돌아온 백구]


동물의 귀소본능 사례 중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건 '돌아온 백구(白狗·흰 강아지)'입니다. 

1993년 진도에서 대전으로 팔려간 진돗개가 7개월 동안 수백㎞를 이동해 집으로 돌아왔어요. 

이를 기념하기 위해 동상도 만들어졌어요.

이 진돗개가 집으로 돌아온 것은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없는 미스터리입니다. 

전문가들은 후각과 청각이 뛰어난 진돗개의 인지 능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해요.

충성심 강한 진돗개의 주인을 향한 마음이 진돗개의 귀소본능을 극대화한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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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및 구성 : 최원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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