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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사전

제목

맥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3.10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477
내용

5000년 전에도 이집트에 술 공장 있어
맥주로 월급 받고 의약품으로 썼대요


이집트 아비도스에서 발굴된 고대 이집트 양조장.
<이집트 관광유물부 페이스북>


지난달 이집트 아비도스 고대 유적지에서 맥주 양조장(술 만드는 공장)이 발굴됐어요.
이 양조장은 약 5000년 전 나르메르 파라오 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집트 최고 유물위원회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량생산 양조장일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

발굴된 맥주 양조장은 길이 20m, 너비 2.5m, 깊이 0.4m 규모의 공간 8개로 구성됐습니다.
각 공간에는 맥주 원료인 곡물과 물을 섞은 혼합물을 가열하기 위한 도기 40여 개가 두 줄로 놓여 있었는데요.
이 규모로 봤을 때 한 번에 약 2만2400L에 달하는 맥주를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돼요.

맥주를 대량생산하는 양조장이 운영된 건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등 고대사회에서 맥주가 돈의 기능을 했기 때문이에요.
이집트에서는 노동 계약에 맥주를 얼마나 지급할지를 반드시 포함했답니다.
피라미드 건설 노동자들은 빵 서너 덩어리와 맥주 4L를 일당으로 받았다고 합니다.
메소포타미아 수메르 신전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하루 1L의 맥주를, 고위 공직자는 5L를 받았습니다.
이처럼 맥주 배급량이 달랐던 건 고위 관리에게는 집에 급여를 줘야 할 하인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알코올 도수도 달라서 평민 일꾼은 도수가 낮은 맥주를, 고급 관료는 도수가 높은 맥주를 받았다고 합니다.
맥주 배급량뿐 아니라 도수에서도 사회적 지위를 구분한 거죠.

고대사회에서 맥주는 끼니를 해결하기 위한 양식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맥주를 '액체 빵' 이라고 부르기도 했대요.
당시 맥주는 보리·밀 등 곡물을 빻은 가루를 빵처럼 반죽해 발효되면 물을 타서 마셨습니다.
2002년 일본의 맥주 회사가 이집트 유적에서 발굴된 항아리에 남아있던 맥주 잔여물을 분석해 고대 맥주를 재현했는데요,
시큼하고 걸쭉해서 현대의 맥주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오히려 막걸리에 더 가까운 맛이었죠. 

고대 맥주는 곡물 껍데기 등 이물질이 많이 섞여 있어서 이를 걸러 마시기 위해 속이 텅 빈 갈대를 빨대처럼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맥주를 커다란 잔에 따라 이물질이 표면에 둥둥 뜨거나 바닥에 가라앉으면 갈대를 가운데쯤에 꽂고 빨아 마셨다고 해요.

맥주는 의약품이기도 했습니다. 
진정제로 쓰이거나 다른 약 성분을 녹이는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이집트 사람들은 맥주에 양파를 섞어 변비약을 만들고, 
요즘 요리에 향신료로 쓰이는 사프란을 넣어 출산 진통 완화제로 복용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일보
 김성윤·음식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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