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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달은 원래 2개였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8.23
첨부파일0
추천수
1
조회수
995
내용

출처 : 조선일보 21.08.19
 /그래픽=안병현  
1969년 7월 미국 아폴로 11호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은 착륙선 '이글'을 타고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했어요. 몇 시간 동안 달 탐사를 마친 뒤 다시 이글을 타고 달 궤도에서 기다리던 사령선에 복귀했지요. 이후 '이글'은 어떻게 됐을까요? 안타깝게도 아폴로 11호는 우주선 무게를 줄이기 위해 이글을 달 궤도에 떼어놓고 지구로 돌아왔어요. 미국 항공우주국은 이글이 한동안 달 주위를 돌다 결국 달에 추락해 파괴됐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최근 이글이 아직도 달 주위를 돌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어요. 만약 인류가 다시 달에 갈 때까지 이글이 추락하지 않고 있다면, 이글을 회수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러면 아주 중요한 역사적 유물이 되겠지요?

달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예요.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유일한 위성이자, 인간이 직접 표면에 발을 디딘 유일한 지구 밖 천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달을 연구하고 탐사해요.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많아 인간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에요. 그 결과 달에 대해선 최근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이야기들이 밝혀지고 있답니다.

달이 두 개였을 가능성도 있어요

아폴로 11호 탐사와 그 이후 이루어진 여러 차례의 무인 탐사는 우리에게 달에 관해 많은 사실을 알려 주었어요. 그중에는 달 탄생의 비밀도 있어요.

달의 탄생에 대해선 다양한 가설이 있지만, 지금까지 가장 유력하게 받아들여지는 건 '대충돌설'이에요. 약 45억년 전 지구가 생기고 1억년쯤 뒤 화성 크기의 행성 '테이아'가 지구와 충돌했는데, 이때 떨어져 나온 엄청나게 많은 파편들이 지구 주위에서 원반을 이루며 돌다가 다시 뭉쳐서 달이 됐다는 거예요.

이때 지구에 사람이 살았다면 신기한 모습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몰라요. 바로 달이 두 개 뜬 모습이죠. 2011년 미국 UC산타크루즈 연구진은 과거에 달이 두 개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대충돌로 달이 생겼을 때 지금 달의 3분의 1 크기인 두 번째 달이 있었다는 거예요. 두 번째 달은 수천만 년 동안 지구 주위를 돌다가 더 큰 달과 충돌했고 지금 우리가 보는 하나의 달로 융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죠.

달은 하늘에 가만히 떠있는 것 같지만, 사실 매년 3.8cm씩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어요. 달에는 아폴로 11호를 비롯해 여러 탐사선이 설치한 레이저 반사 장치들이 있는데, 이 장치에 지구에서 레이저를 쏘아 돌아오는 시간(왕복 2.7초)을 계산해서 알게 된 거예요. 달이 지구에서 멀어지는 건 달이 지구를 당기는 힘으로 생기는 바다의 밀물·썰물 때문이랍니다. 밀물과 썰물이 해저면에 마찰을 일으켜 지구의 자전 운동을 느리게 하고 그 반작용으로 지구 주변을 돌고 있는 달이 조금씩 멀어지는 거래요. 먼 훗날 우리 후손이 보는 달은 지금의 달보다 더 작을 거예요.

영하 250도까지 떨어져요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이 가본 달은 생명체가 없는 황량한 세계였어요. 달에는 열을 전달해 줄 공기가 없기 때문에 표면 온도가 태양 빛을 받는 낮엔 100도를 넘었다가 밤이 되면 영하 170도까지 떨어져요.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극지방 동굴 같은 곳은 영하 250도에 달해요.

밤하늘의 달은 환해 보이지만, 실제론 어두워요. 달은 스스로 빛을 못 내고 태양 빛을 받아 반사하죠. 달의 반사율은 시커먼 아스팔트 도로(4~10%)보다 조금 높은 12% 정도밖에 안 돼요. 그런데도 달이 환하게 보이는 건 다른 천체들에 비해 워낙 지구에 가깝기 때문이랍니다.

그렇다고 달이 온통 회색과 검은색으로만 이뤄진 건 아니에요. 아폴로 17호 우주비행사는 달에서 주황색 흙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어요. 지구로 가져와 분석했더니 화산 활동으로 생긴 '화산 유리'였어요.

과학자들은 예전엔 달의 지진이 지구 중력 때문에 일어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2009년 달 정찰위성이 달 표면에서 수천 개의 단층(외부의 힘으로 지층이 끊어져 어긋한 구조)을 찾아내면서 다른 가능성을 알게 됐어요. 단층은 과거에 뜨거웠던 달이 식으면서 수축할 때 생긴 것이고, 지금도 달이 수축하고 있어서 지진이 일어난다는 거죠.

빨간 달과 파란 달

달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인 만큼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쳐요. 우리가 쓰는 달력부터 달의 모양 변화 주기에 바탕을 두고 있지요. 우리나라에선 보름달을 풍요의 상징으로 여겨 정월대보름과 추석 때 달을 보며 풍요를 기원했죠. 달이 지구에 가장 가까이 다가왔을 때 보름달은 유독 크게 보이는데, 이걸 '수퍼문(Super Moon)'이라고 해요.

그런데 서양에선 반대로 보름달을 불길한 상징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어요. 보름달이 사람 정신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했대요. 보름달을 보면 변신하는 늑대인간 전설도 유명하지요. 보름달이 지구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붉게 보이는 '개기월식'은 특히 불길함을 상징했어요.

개기월식 땐 왜 달이 붉게 보일까요?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리면 태양 빛을 직접 받지 못하고 지구 대기에 굴절된 빛만 받을 수 있어요. 이때 파장이 짧은 파란색 빛은 대기 중에서 흩어져 버리고 파장이 긴 붉은빛만 남아서 달을 비추지요. 이 때문에 개기월식 땐 달이 붉은색으로 보이는데, 이걸 '블러드문(Blood Moon)'이라고 불러요. 지난 5월엔 수퍼문과 블러드문이 동시에 발생하는 '수퍼 블러드문'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어요.

반대로 '블루문(Blue Moon)'도 있어요. 달 색깔이 파란 건 아니에요. 드물게 보름달이 한 달에 두 번 뜰 수 있는데, 두 번째 뜨는 보름달을 블루문이라고 하죠. 불길한 보름달이 한 달에 두 번이나 떠서 '우울하다'는 의미로 붙여졌다는 얘기가 있어요. 영어 단어 블루(blue)에 우울하다는 뜻이 있거든요.

먼 옛날엔 달에 대한 더 많은 미신이 있었어요. 인간의 달 탐사 덕분에 많은 부분이 사실이 아니란 게 밝혀졌어요. 앞으로 달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면 우리는 더욱더 달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을 거예요.
고호관 과학칼럼니스트 기획·구성=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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