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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사전

제목

흑인으로 알고 농구중계 들으면···더 뛰어난 선수라 생각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7.18
첨부파일0
추천수
1
조회수
766
내용


같은 선수의 중계 들려주며 평가시켜

한쪽엔 흑인, 다른쪽엔 백인이라 말해

흑인이 잘한단 생각 때문에 평가 후해


확증 편향은 기존 입장 고수하는 경향

팩트라도 평소 생각과 다르면 무시


한 연예인 학력 위조 주장한 사람들

졸업장 등 증거 보여줘도 안 믿었죠



특정 이념에 사로잡힌 정치인은 이를 반박하는 무수한 근거를 대도 꿈쩍하지 않습니다.

일반인도 마찬가지죠.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다른 정당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예 들으려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A당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정직하지 않은 인간들이야. 내 말이 맞다니까. 거봐,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사람들도 여럿이잖아."

하지만 A당에는 한번도 기소된 적 없는 성실하고 청렴한 정치인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은 지나칩니다. 왜그럴까요?


⊙자기 입장을 바꾸지 않으려는 '확증 편향'


객관적 자료를 제시해도 이를 무시하고 자신의 기존 입장을 전혀 바꾸려 하지 않는 고집을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혹은 선택적 사고라고 해요.

객관적인 증거를 무시하고 자신이 보고 싶은 것, 믿고 싶은 것만 선택적으로 보고 믿는 경향입니다.

2009년 에픽하이의 리더 타블로가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했는지를 놓고 벌어진 논란이 대표적이에요.

타블로는 참다못해 스탠퍼드대 졸업장, 성적표, 교수 확인서 등 여러 공식 문서를 공개했어요.

그렇지만 타블로를 의심하는 사람들은 그때마다 "증거도 조작했을 거야" "동명이인의 서류가 틀림없어" 라고 우겼어요.

자신들의 의심이 근거 없다는 수많은 증거가 있는데도 타블로가 사기꾼이라는 생각을 굽히지 않은 거예요.


◈내 의견이 맞는 연구가 더 뛰어나


미국 심리학자 찰스 로드는 동료와 함께 사형제도에 상반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연구했어요.

먼저 설문조사를 통해 대학생 151명에게 사형제도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물었어요.

이후 학생들에게 가상의 연구 두 가지를 보여주면서 어떤 연구가 더 뛰어난 연구인지 물었어요.

첫 번째 연구 결과는 사형제도가 범죄율을 떨어뜨린다는 내용, 두 번째 연구 결과는 사형제도를 시행해도 범죄율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어요.


사형제도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평가는 극명하게 갈렸어요.

사형제도에 찬성하는 학생들은 사형제도가 범죄율 감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더 잘 설계됐다고 평가했어요.

사형제도에 반대하는 학생은 사형제도가 범죄 예방 효력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더 설득력 있다고 평가했죠.

각자 자신의 생각을 받쳐주는 연구 결과를 더 훌륭하다고 평가한 거예요.

일반적으로 사람은 자기 평소 생각을 지지하는 정보를 선호합니다. 나와 의견이 같은 주장은 유쾌하지만 내 평소 신념을 흔들수도 있는 팩트는 불편하게 느끼죠.


◎'흑인이니 당연히 농구를 잘하겠지'


제프리 스톤 애리조나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1997년 백인과 흑인에 대한 확증 편향을 실험으로 보여줬어요.

이 연구자들은 프린스턴대 학생 51명에게 20분짜리 대학 농구 시합 라디오 중계를 들려준 뒤 마크플릭(Flick) 선수가 경기를 어떻게 펼쳤는지 평가해달라고 했죠.

모든 참여자는 같은 경기 중계방송을 들었어요. 대신 첫 그룹은 플릭 선수가 흑인이라는 정보, 두 번째 그룹은 백인이라는 정보를 받았어요.

라디오 중계 속 선수가 흑인이라고 알고 있는 참가자들은 이 선수가 체력도 좋고 실력도 좋고 팀플레이도 잘한다고 후하게 평가했어요.

반면 백인이라고 생각한 그룹은 평가가 박했어요. '흑인이 백인보다 농구를 잘한다' 고 생각하니까 같은 정보를 들어도 평가가 달라진 거예요.

확증 편향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우리 모두 '내가 틀릴 수 있다' 고 생각하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노력해야합니다.







--기획·구성=양지호 기자

--이동귀·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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